[The Wall] 1979 - Collected 11th Song

2020. 4. 28. 07:51album

Welcome to my pinkfloydkorea blog space ! if you are a foreigner, you can come to 'Chrome browser' and select the Translate button at the top right of the screen. 

 

. KOREA TOUR GUIDE

더보기

. Seoul Tour 
http://english.visitseoul.net 

. DMZ tour 
http://www.dmztourkorea.com/eng/main/eng01.asp 

. Korea Tour & Photo Guide Blog 
https://photoguide.com

. Seoul Tour 
http://english.visitseoul.net 

 

 

https://www.youtube.com/watch?v=9KUSl4-GKwQ&list=PL4S_awU2w8tEkEe78ghpWMwvUo9Jsak0z

 

 

 

 

. 핑크 플로이드의 '벽' 앨범을 이해하기 위한 11곡의 전주곡.

(Eleven Preludes for Enjoying an Album named [[-'The Wall'-]] )

 

https://www.youtube.com/watch?v=9KUSl4-GKwQ&list=PL4S_awU2w8tEkEe78ghpWMwvUo9Jsak0z

(11곡 연속 듣기) + plus 1

 

 

 

The Wall 앨범에 대해서 

 

 

 

시간의 틈 사이로 바람이 흐르고 

 

영원같은 그 한 순간이 방금 스치고 ...

 

 

 


어떤 앨범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동질적인 컨셉을 잡아 창작된 형태를 일반적으로 컨셉트 앨범이라고 부른다. 그 대표적인 앨범이 바로 [-THE WALL-]  앨범이다.  

  하나의 일관된 주제를 가진 곡들을 모아, 여러 곡들 간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서 하나라는 통일감을 준다던지, 어떤 이야기를 가운데에 심어놓아  (여기선 또 다른 벽이란 노래가 1,2,3 Part 시리즈로 적절한 곳에 ,Track으로 배치되어져 있다.  그리고 인종차별에 관한 벽이 또 하나 등장한다). 

 

 다시 말하면 일관성 있게 어떤 이야기의 서사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앨범의 '컨셉'을 잡는다는 의미다. 

 

 그 또 하나의 벽은 Another Brick In The Wall 라는 노래와는 별개로  In The Fresh 라는 곡으로 이 노래 역시 Part 1,2로 나뉘어서 트랙에 배치되어 있다. 이 두개의 쌍곡선이 전체적인 벽으로 상징화되는 단절이란 인간의 질긴 화두에 온갖 소리를 배합하고 사운드를 첨가하여 잘 요리해 내고 있다.

 

  이 앨범에선 모두 3곡의 헤비메탈 곡이 있는데, Wating for the worms, The show must go on, 그리고 In the Fresh  3곡이 그렇다. 특히 In the Fresh  노래는 폭격기 사운드와 그라인딩 리프로 무장한 곡으로 발표 당시 미국 스타디움을 꽉 채우던 헤비메탈 밴드에 대한 모종의 페스티씨였다고 한다.

  'The Wall'은 그 중에서 서사성이 강력한 컨셉트 앨범 축에 속한다.  따라서 '이 앨범'이라는 표현을 '어떤 이야기'라는 표현으로  치환이 가능하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 사람들 사이에는 벽이 있다. "  이것을 강조하고저 하기 위함이다.

이 명제가 아주 긴 서사시의 주제이자 명제이자 컨셉인 셈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엔 섬이 있다.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경계 섬이라 부를 수도 있는

 

바로 그 벽~!!.

 

벽~. 

  벽은 소외의 뜻도 있고 단절이란 의미도 성립되지만, 한편으론 또 다른 의미에선 울타리 같은 방책으로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도 한다.

  이 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핑크(Pink)이다.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은 삶을 살았던 핑크라는 주인공의 일생을 담은 하나의 서사시다.  또 핑크는 고독과 절망, 각종 억압에 시달리는 등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을 꿈꾸지만, 그럴 용기조차 없는 암울한 어느 현대인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투영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이 앨범의 벽에서는 4가지의 벽이 존재한다.

그 첫째로 자기 가족사의 추억에 관한 벽이다. 

 

그 컨셉에 걸맞게 주제곡인 Another Brick In The Wall 노래도 1,2,3부 3곡으로 구성되어져져 있다.

  세계 인류의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킨 명반 [ The Wall ] 을 만들게 되는 원천적인 동력원이 되는 동기는 아이러닉하게도 그의 돌아가신 아버지였다.

 

  핑크의 아버지는 제2차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이태리 남부 알치오 해변의 전투에서  1944년 전사하게 되고, 로져는 그후로 홀어머니하고만 산다. 그 아버지의 이름은 에릭 플렉치 워터스였다.

 

  그의 아버지가 사망한 시기는 바로 워터스를 낳기 4개월 전이었다. 그는 유복자였던 것이다. 

 

  그의 아버지가 그에게 남긴 것은 앨범 속에 빛바랜 몇장의 사진 뿐이었고, 그 유품에서  나온 것은 조지4세의 고무 스텝프가 낙인된 로저 워터스의 어머니에게 아버지 플렉치가 보낸 빛바랜 편지였다.

 

  제일 처음에 나오는 인트로 곡 When The Tigers Broke Free 의 곡은 정식 트랙에는 나오지 않지만(그 이유가 아버지에 대한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어서 전체 컨셉을 저해할 것이란 의견때문에) 배제되었지만 나중에 알란 파커 영화 감독에 의해 영화가 나오게 되면서 배경음악으로 선정되게 된다. 

 

 노래는 장엄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코러스 합창이 흘러 나오고, 서서히 애절한 아버지에 관한 그리움을 짠하게 로저 워터스가 부른다.  또 노랫말 가사를 보면 조지왕, Anzio 깉은 구절이 나온다. '조지 왕' , 'anzio' 같은 단어가 그냥 상상력에서 우연히 나온 단어가 아닌 것이다. 

 

  또한 엔딩곡으로 선정한 The Final Cut  앨범의  Final Cut 란 노래는 1983년에 나온 앨범에 들어간 트랙곡이다.  

 

 이 음반 앨범은 1979년에 The Wall 앨범에서 미 발표로 남겨둔 일부 트랙곡들과 추가된 노래를 편집해서 새로 발매한 앨범으로, 아버지의 그리움을 표현하는 앨범으로 컨셉이 원래 정해 졌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르헨티나와 영국 사이에 포클랜드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서 앨범의 성격이 전쟁을 반대하는 반전 컨셉으로 급격히 바뀌게 된다.  그래서 이 노래와 The Wall은 4년의 발표 시차가 있지만 연결 고리가 있다란 이야기이며, 결국 이 노래는 확장된 The Wall 앨범이기도 한 노래인 셈이다.

 

 

  이 앨범의 주제곡인 Another Brick In The Wall 노래를 포함하여 주옥같은 다른 트랙곡들은 따로 정리 정돈하여 추후 포스팅을 올릴 예정이다.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One]의 가사는 

"아버지는 바다 건너 날아가셔서 / 기억 하나만 남기고 가셨지 
/ 가족 앨범 안의 사진 / 아버지 제게 또 무얼 남기셨나요 
/ 아버지, 저를 위해 무얼 남겨주셨나요 
/ 남겨주신 건 이 벽 속의 벽돌 한 장 뿐 
/ 남겨주신 건 고작 이 벽 속의 벽돌 한 장일 뿐"인데 
이를 통해서 그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사진 뿐인 과거를 아쉬워 한다. 


 두번째의 벽은 억압적인 학교 교육의 벽이다.

 

  어린 시절 획일화되고 억압적인 학교의 교육으로 인한 상처를 받고 핑크는 자신의 마음 속에 벽을 세워 사회와 단절된 채 지낸다. 

  핑크 플로이드 싱글 중 가장 성공했던 싱글이자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던 곡 ,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Two]에 등장하는 벽으로 학교가 학생들의 생각을 조종하고,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는 고기 반죽처럼 획일적인 학생들을 만드는 장면이 나오는 것처럼  일률적인 교욱제도와 마음의 상처를 비판을 하기 위해서 그는 벽을 스스로 세운다.

 세 번째 벽은 사회와의 격리된 벽이다.

 

  핑크는 운 좋게 어린 시절의 아픔을 딛고 락 스타가 되지만, 아내는 불륜녀가 되어 그와 사이가 멀어지고,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Three]의 가사에서 " 아내가 불륜으로 핑크를 떠나버리자  '아냐, 난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 결국 이것 또한 그저 벽 속의 벽돌 한 장일 뿐이었어 /  결국 당신도 그저 벽 속의 벽돌 한 장일 뿐이었어' 를 노래하면 / 병든 사회와 그 자신를 단절시키는 벽을 완성시킨다. 

4번째 벽은 사회적 약자의 차별로 단절된 벽이다.  

  첫번째에 나오고 다시 21번째 노래에 다시 나오는 [In The Flesh] 노래는 가슴을 치는 드럼이 일품인 노래로, 인종 차별주의자가 된 핑크가 자신의 콘서트에서 팬들에게 동성애자(queers), 유대인(Jewish), 흑인(coon)들을 '벽'에다 세우고 총으로 쏴버리고 싶다는 대사에서 메세지를 전달한다.

  이 소수인 멸시나 인종 차별주의는 결국 상상속의 독재자가 되어 제국을 만들어 나게 되고, 여기서 제국의 상징과도 같은 히틀러를 연상시켰을 것이고, 핑크는 파시즘에 가까운 광기를 보여주게 되고,  미치광이 독재자가 되어가는 자신의 벽을 쌓아 나간다. 이 장면은 'Waiting For The Worms ' 노래에서 잘 나와있다.

  결국 이 노래의 말미에는 망치로 대변되는 'Hammer'란 가사를 반복적으로 외쳐 대면서, 현대 물질 문명의 대량 생산 체제로 야기된 부조리와 개인의 소외로 벽의 주제를 확장시켜 나간다.

 핑크는 이런 연유로 네 개의 벽을 자신의 내면에 세우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설정된 [-The Trial-] 곡에서 핑크는 이런 벽들을 세운  자신을 상대로 상상의 재판을 시작하게 된다.  이 앨범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하며 아름다운 부분이다. 

 마지막에 '벽을 허물어라'라는 판결이 나오는 부분까지, 하나도 빼놓을 것이 없는 명장면이다. 

 그 벽은 핑크 자신의 자아를 상징하며, 벽을 허물라는 판결은 자아가 붕괴해 버리는 것으로 서사시는 끝난다

 결국 이 앨범은 '벽'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풀어낸, 핑크 플로이드가 이 살얼음 판 같은 세상살이를 보며 느꼈던 시니컬한 웃음인 것이다. 

  '벽'으로 귀결되는 사회의 문제들, 지나치게 과잉 보호했던 부모의 사랑, 획일적으로 사람을 키우는 학교의 문제, 인간관계에 의해 만들어진 개인과 사회 사이의 벽, 소수자들을 비하하고 괴롭히는 차별들을 핑크 플로이드는 4개의 '벽'. 

  '핑크'라는 한 인간의 자신의 마음의 벽을 무너 뜨리면서 끝내 자신의 자아를 붕괴시키고 완전히 미쳐버리는 것으로 이야기로 대 서사시의 막은 내리게 된다.  이 앨범 전체에서 수동적으로만 등장하던 핑크는 끝내 사회에 의해 미쳐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런 불쌍한 한 인간의 이야기를 그들은 'The Wall'을 통해 담아내고 싶었으리라. 

  그래서 핑크 플로이드는 우리한테 우리 스스로 세운 벽을 부숴야 한다고 강력한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마지막에 부순 벽, 핑크 그 자신이 아니라, 앞서 나왔던 네 개의 벽들 말이다. 

  결국 [The Trial]은 핑크 자기 자신에 대한 재판이기도 하지만, 핑크 플로이드가 이 사회를 대상으로 준엄하게 되묻는 벽에 관한 재판의 실효이기도 한 셈이다. 

  비록 로저 워터스와 핑크 플로이드 자신들은 끝내 그 벽을 허물지 못하고, 서서히 이 앨범 이후로 분열의 길을 걸어야 했지만, 이들이 던져 놓은 벽이란 컨셉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밖에 없는 삶의 반문이자 화두인 것이다.

  로저 워터스가 [THE WALL] 을 만드는데, 그 동기 가 된 Edvard Munch의 [절규]에서와 같이, 그는 노래와 영상을 통해 세계 각 개인들에게 점철되는 내면적 자유로의 갈망과 정신적 자학의 심연의 쌍곡선을 예술적으로 잘 승화해 낸다.

 사람들 사이에 굳건히 서 있는 그 벽을 부숴야 한다는 메세지를 절규하듯 외치는 핑크 플로이드~!

 

  그들만이 연출해 낼 수 있는, 불세출의 명 앨범이 바로 [The Wall] 인 것이다.

 

 

 

 

 

당민리뷰 -

핑크 플로이드에 관련한 시리즈 영상물들을 요즘 연재하고 계시네요 ~~

저도 이분의 Youtube 구독자입니다.

 

 

▶ Eleven Preludes for Enjoying an Album named [[-The Wall-]] 
  
 1) : Intro : When The Tigers Broke Free , https://www.youtube.com/watch?v=9KUSl4-GKwQ 
 2) : [WALL79] Track 02 - The Thin Ice , https://www.youtube.com/watch?v=Ciai1aZ_odg 
 3) : [WALL79] Track 21 - In the Flesh (Part II) , https://www.youtube.com/watch?v=GGGO9nPO0Po 
 4) : [WALL79] Track 20 - The Show Must Go On , https://www.youtube.com/watch?v=0_t55mbHFps 
 5) : [WALL79] Track 15 - Is There Anybody Out There? , https://www.youtube.com/watch?v=CIxYe3G3Iz4 
 6) : [WALL79] Track 23 - Waiting for the Worms , https://www.youtube.com/watch?v=jeICC5SFpP0 
 7) : [WALL79] Track 01 - in the Flesh? , https://www.youtube.com/watch?v=iLFwTqdsuxw 
 8) : [WALL79] Track 25 - The Trial , https://www.youtube.com/watch?v=AdzHBpxZWVM 
 9) : [WALL79] Track 13 - Goodbye Cruel World , https://www.youtube.com/watch?v=JuANQaHcsH0 
10) : [WALL79] Track 26 - Outside the Wall , https://www.youtube.com/watch?v=a4ZlWEQ17ns 
11) : End(THE FINAL CUT,83) - The final cut , https://www.youtube.com/watch?v=UxgZnVTyWRk 

 

 


1. 박완서 - 어머니


겁이 나서 매우 조심스럽게.

엄마는 실의에 빠져 그저 하루하루를 
살얼음 밟듯이 조심조심 지냈다. 

그 많던 치즈는 누가 다 먹었을까 ?

어머니는 딸자식에게 얹혀 사는 걸 미안해 하시고 
거북해 하시느라 가뜩이나 조그만 몸집이 
더욱 조그맣게 위축되고 
걸음걸이마저 마치 살얼음을 밟듯이 
조심스러워 꼭 그림자 같았다.

 

  When The Tigers Broke free  

 

 

       

 가사 해석 :
https://blog.naver.com/lee794512/221067455539
https://blog.naver.com/abdabs/221854741038

 

 

italy anzio Battle

https://www.youtube.com/embed/EkkL1ovV60w


  장엄한 북소리와 관현악기의 음을 연상시키는 전주에 이어 허밍 코러스를 해주는 노랫소리가 무언가를 숙연하게 만드는 록 오페라 형식으로 진행되는 곡인데, 이 곡은 로저 워터스가 그의 아버지를 전쟁터에서 잃은 아픔과 그리움이 담긴 노래라고 한다.

 

 

Anzio Battle, Italy,1944 - Docunet

 

 

 

 

 


2.  김영승의 시  -  괴로우냐?

 


괴로우냐?
더 괴로워 하여라.


소뿔에 낀 때처럼
알게 모르게 반질반질
닳다가 닳은 채로 반짝이다가
처음 같은 끝


얻은 것 다시 돌려 주고 땜땜
발 구르듯 애타는 거.


그 그림자 아쉬워라 무슨
까닭으로 내 눈매에 얼음에 물 번지듯
물 그림자 엷게 엷게 지는 것이냐.


헤아릴 수 있는 건
헤아릴 수 있기에 섧다.


바닷속 깊은 건 깊다고만 해야 된다
들어가 보면 끝이 있는 밑바닥이 드러날 테지만
끝이 없는 것처럼 놔두어야 한다.


괴로우냐?
더 괴로워 하여라.


 

 

 

 

 

 

 

 


3.  박남준의 시

 

 


이 겨울 모진 것 그래도 견딜 만한 것은

제 몸의 온기란 온기 세상에 다 전하고

스스로 차디찬 알몸의 몸이 되어버린

얼음이 있기 때문이다

 


쫓기고 내몰린 것들을 껴안고 눈물지어본

이들은 알 것이다

 

 


햇살 아래 녹아내린 얼음의 투명한 눈물자위를

아 몸을 다 바쳐서 피워내는 사랑이라니

그 빛나는 것이라니

 

 

 

 


3. 얼음소년 동화책


소년은 살고 싶었던 것이겠지. 

죽지 않기 위해.. 살기 위해.. 

 

자신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떠나야 했던 것이지 ?

하지만.. 작고 여린 소년이 

 

가고 싶었던 추운 나라는 너무 멀었던 거야...

살고 싶었던 소년은 살 수 있을까...

살 수 없는 곳에서 서서히 죽어가야 할까...

?

살려고만 하면 살 수 있을 거야....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방법이 생길 거야...

그 간절함이.. 소년을 살게 할 거야.....

다만.... 얼음이 다 녹기 전에.... 방법을 만나기를.

그럴 수 있기를 바랄 뿐이지.


얼음이 맑고 반짝이는 것은

그 아래 작고 여린 것들이 푸른빛을 잃지 않고

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겨울 모진 것 그래도 견딜 만한 것은

제 몸의 온기란 온기 세상에 다 전하고

스스로 차디찬 알몸의 몸이 되어버린

얼음이 있기 때문이다

 



쫓기고 내몰린 것들을 껴안고 눈물지어본

이들은 알 것이다

 



햇살 아래 녹아내린 얼음의 투명한 눈물자위를

아 몸을 다 바쳐서 피워내는 사랑이라니

그 빛나는 것이라니


 

 

 


4. 얼음을 주세요 - 박연준



어제 나는 남자와 자고 나서 홀로 걷는 새벽길

여린 풀잎들, 기울어지는 고개를 마주하고도 울지 않아요

공원 바닥에 커피우유, 그 모래 빛 눈물을 흩뿌리며

이게 나였으면, 이게 나였으면!

하고 장난질도 안쳐요

 



더 이상 날아가는 초승달 잡으려고 손을 내뻗지도

걸어가는 꿈을 쫓아 신발 끈을 묶지도

오렌지주스가 시큼하다고 비명을 지르지도

않아요, 나는 무럭무럭 늙느라

 

케이크 위에 내 건조한 몸을 찔러 넣고 싶어요

조명을 끄고

누군가 내 머리칼에 불을 붙이면 경건하게 타들어 갈지도

늙은 봄을 위해 박수를 치는 관객들이 보일지도

몰라요, 모르겠어요

 

추억은 칼과 같아 반짝 하며 나를 찌르겠죠

그러면 나는 흐르는 내 생리 혈을 손에 묻혀

속살 구석구석에 붉은 도장을 찍으며 혼자 놀래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새벽길들이 내 몸에 흘러와 머물지

모르죠, 해바라기들이 모가지를 꺾는 가을도

궁금해하며 몇 번은 내 안부를 묻겠죠

그러나 이제 나는 멍든 새벽길, 휘어진 계단에서

늙은 신문배달원과 마주쳐도

울지 않아요 

 

 

 



5.   (소설)_ 철쭉제 - 문순태

 


쌍계사에서 종소리가 울렸다.

그 종소리의 긴 여운에

희끄무레한 밝음이 밀려가고,
그 위로 어둠이 내리 깔렸다.

 


똥은 말라도 구리고, 북은 칠수록 소리가 난다고 
잡초들이 푸스스한 사랑채 집터 주춧돌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서, 
폐허가 된 마을을 둘러보았다. 

 


눈부신 햇살 사이, 
허물어진 돌담 너머로 중긋중긋 
솟은 해바라기며 가벼운 바람에도 
딱다그르르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접시감 나무잎들을 쳐다보았다. 

...


무심히 손을 들어 바람처럼 저었다, 

쌍계사에서 종소리가 울렸다. 

 

 


그 종소리의 긴 여운에 희끄무레한 밝음이 밀려가고, 
그 위로 어둠이 내리 깔렸다. 

 

 



6.  박노해의 시

 


지금까지 네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길없는 어둠을 건너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 주저앉지 말아라

 

 

 

 

 

 

 


7.  (소설)  시인의 별 - 이인화



바람소리가 아니라 바람을 바라본다

저 무지랭이 잡초 한 뿌리마저 숨 쉴 수 없게
옥죄는 이 숨가쁜 공간

그곳의 오야붕은,그 황야 벌판때기의 주인은
바람이었다.


이곳에 과연 
사랑이 있는가 

아니 있기나 있었던 것인가?

황야에 저무는 언덕에
하나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방금 스쳐간 과거는

모래 위를 가로질러 온 바퀴자국처럼
찬 바람에 이지러 지고 있었다.


 

 

 

 


8.  조정권의 시 - 산정묘지

 

 

 


가장 높은 정신은 가장 추운 곳을 향하는 법.
저 아래 흐르는 것은 이제부터 결빙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침묵하는 것.

 

움직이는 것들도 이제부터는 멈추는 것이 아니라
침묵의 노래가 되어 침묵의 동열(同列)에 서는 것.

 

그러나 한번 잠든 정신은
누군가 지팡이로 후려치지 않는 한
깊은 휴식에서 헤어나지 못하리.

 

 

 

 


9.  공주밤의 어깨춤 

 

 


 거대한 인공 담수, 

 중국의 샨샤댐에 담긴 호숫물처럼
 권력자와 부자들은 햇빛을 가둬 놓고 있다네

 그 큰 수문을 여닫으며,
 재-테크의 귀재라 어깨를 으쓱인다네

 댐 밑에 말라가는 어술찮은 군초들
 하늘에 기원하며 고개를 쪼구리고 앉았네

 고래고래 바람이 고함칠 적에 ...

 


 거저 하늘만 원망할테니 ...
 거저 하늘만 원망할테니 ...

 


 앉은뱅이 구슬픔에 
 칠흑같은 밤별을 헤아려 보니
      
 자기네들 밖에 모르는 넘들 뵈기 싫어 
 지구 별 떠난 밤 별들이 
 헤아릴 겨를도 없이

 차암 많기도 하다네 ...  


 

 

 

 


10.  김성호 시인의 담쟁이

 


담쟁이는 담을 오른 적이 없다

  
담을 빨리 기어올라서가 아니라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오르기에
담쟁이란 이름을 붙여준 것일 게다

 


신이 죽은 세상이라는 것은
신이 많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살아있는 신들도 실수를 하는데
담쟁이의 삶은 신을 능가한다

 


담쟁이는 한 번도 오르려 한 적이 없다
담쟁이는 앞을 향해 기어갈 뿐이다

 


장애물이 있으면 그를 피하지 않고
기어가기 때문에 담을 오르는 것이다

 


달리지 않고 기어가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고 막아선 벽도 오르고
더 높은 나무도 오를 수 있는 것이다

 


담쟁이는 꿈에서라도 단 한 번도 
담을 오르려고 욕심낸 적이 없다.


 

 

 

 

 

 


11. 김영승 - 어떻게 살까


 

어떻게 할까


설거지 하면서 생각해 보니
찬물에 손이 시려운 것처럼
참아낼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떻게 살까


눈물이 흐르는데
눈물이 왜 눈물이냐고 또 묻고 있는데
아무리 추워도
얼어붙는 눈물은 보지 못했는데


눈물은 우리 몸에서 나오는 게 아닌데
눈물이 흐른 내 눈가가
또 시렵다.



Pink Floyd - The final cut .

 https://www.youtube.com/watch?v=UxgZnVTyWRk 


 


  핑크 플로이드의 'Final Cut' 노래 가사 해석문을 찾아 서핑을 하다 보니 관촌수필 님의 블로그에 좋은 글이 있어서 여기 모셔본다.

물론 링크된 글 아래에 Pink Floyd Final Cut 노래 가사의 
해석이 잘 정리되어져 있다.


'Final Cut' 가사 해설 :
https://blog.naver.com/chae990912/221250256885



당신을 만나러 가던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줄지어 선 

607번 도로 위에

세찬 바람에 나딩굴던 꽃잎들이

그물에 걸린 멸치떼처럼 은빛으로 파닥거렸습니다. 



봄은 계절을 앞지르며 불어오던 남풍에게 

겨울이 내어준 자리

바람이 머물던 그 자리마다 몽우리로 맺히어

이른 사월이면 꽃을 닮은 봄들이 돋아났습니다.



사람들은 제 한 몸 온전하게 뎁힐 수가 없는 

종(種)이기에

겨우내 봄녘으로 불어오던 바람을 따라

그리운 대상을 찾아 가는 존재들입니다.

 

당신을 만나러 가던

607번 도로변의 나무들은 

겨울을 떠나 온 피난행렬처럼

바람따라 술렁거렸고, 그때마다 꽃잎들이 

얼마나 흐드러지게 날리던지

가다말고, 당신을 까마득하게 잊을 뻔했습니다.


- 관촌수필


Final Cut  ... end ///

 


핑크 긴 음악 : 
https://www.facebook.com/nufonic.music

Pink Floyd - MADley - Mixed Collection (Audio) 
https://www.youtube.com/watch?v=wV_EaHHO5KU

 

 

 

 

'album' 카테고리의 다른 글

Wish You Were Here 앨범 설명  (0) 2020.05.07
[The Wall] - 앨범 중반 이후의 서사 구조  (0) 2020.04.29
Pink Floyd - Discography / 김경진 (서론)  (0) 2020.04.22
Pink Floyd - 15th Album  (0) 2020.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