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Floyd - Discography / 김경진 (서론)

2020. 4. 22. 14:10album

Welcome to my pinkfloydkorea blog space ! if you are a foreigner, you can come to 'Chrome browser' and select the Translate button at the top right of the screen. 

 

 

. KOREA TOUR GUIDE

더보기

. Seoul Tour 
http://english.visitseoul.net 

. DMZ tour 
http://www.dmztourkorea.com/eng/main/eng01.asp 

. Korea Tour & Photo Guide Blog 
https://photoguide.com



 

A Momentary Lapse Of Reason

 

Pink Floyd Discography

완벽하게 쌓아올린 소리의 탑, 이토록 치밀하게 완성된 음악미학에 빠지다.  "

                                                                     김경진


  ' 핑크프로이드 ' 는 태초의 말씀과 같다. 이들은 내 삶의 방향 설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여전히, 그 이름만으로 내 마음을 설레게 하며, 신물이 날 정도 익숙하지만 조금도 퇴색하지  않은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머금은 놀라운 사운드를 통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이 강렬한 설렘과 한없는 즐거움은 늘 간파하고 있어야 할, 수많은 꿈의 원천적인 에너지다. 

  꿈은 늘 그러하듯, 코스모스보다 카오스가 지배하는 세계이고, 혼돈은 그 에너지를 통해  질서로 화할 수 있다. 두 세계를 잇는 통로의 중심, 거기에 핑크 플로이드가 자리한다.

 


  처음 핑크 플로이드라는 이름에 관심을 보였던 때는 고등학교 시절이다. 돌이켜 보면 참 풍요로웠던 80년대, 학교 앞 버스 정류소라면 으레 자리 잡고 있는 레코드 숍의 쇼원도에 어느 날  새로운 음반 하나가 걸렸다. 핑크 플로이드 "A Momentary Lapse Of Reason" 이었다. 

 바닷가에  놓인 수많은 침대, 이 기묘하고 초현실적인 이미지는 시선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흡인력을 지니고 있었다. 

  밴드의 이름은 이 특별한 느낌과 함께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몇 달이 지나고 어느 일요일 오후.  당시 MBC TV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퀴즈 아카데미>를 보던 나는 깜짝 놀라게 된다.

 

  한 출연 팀이 선택한 '집중 탐구 퀴즈'의 주제가 핑크 플로이드였던 것이다. 10개의 문제 덕에 몇 곡의 음악을 짧게나마 들을 수 있었는데 'Time' 노래가 흘러나오는 순간, 아니 이 익숙한 곡이 핑크 플로이드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심장이 요동을 치기 시작한다. 왜 그랬을까? 

  다음날 저녁, 내 손에는 핑크 플로이드의 카세트 테이프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그 이유는 기억이  안 나지만, 처음 산 작품은 "Atom Heart Mother" 였다. 물론 후회했다. 20분이 넘는 타이틀곡을 꾹  참고 들으며 이 기괴하고 무섭기까지 한 소리의 향연에 어찌할 바를 몰랐고, B면의 '조용한 노래들도  낯설고 어색하기는 매 한가지였다. 얼마 후 구매했던 "Meddle"의 「Echoes」에 담긴 공포는 엄청난  수준이었다. 이들은 한 동안 내게 기피 대상이었다.

  마법 같은 일이 생긴 계기는 학력고사를 100일 앞둔 초가을의 어느 날 멋모르고 마신 100일주 때문이었다. 얼굴은 벌개지고 머리는 지끈지끈한 상태로 비적거리며 방에 들어서자마자 쓰러지듯 누웠다. 하필이면 저 책상 위 책꽂이에 가지런히 놓인 앨범들 중 'Atom Heart Mother'가 눈에 확 들어왔다. 그래 까짓거 한 번 들어 보자. 억지로 일어나 테이프를 재생했다.  23분 동안 벌어진 놀라운 일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작은 방을 채워 나가던 소리는 어색하게 공간을 맴도는 듯 하다가 이내 내 몸으로 스며들어 왔고 , 그 음 하나하나에 반응하던 신경세포는 어느 순간 극도의 자극에 마주한 듯 나를 황홀경으로 몰고 갔다. 

 

 



  무겁고 몽롱하던 정신은 별빛 반짝이는 밤 하늘 같았고, 어느새 두통은 사라져 있었다. 참 신기한  경험이었고, 음악이라는 것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품게 한 사건이었다. 

  그러고 며칠을 핑크 플로이드에 빠져 살았다. 광활한 우주와 신비로운 꿈과 나른한 몽상, 복잡하고  역동적인 삶과 에너지. 당시 라이선스로 발매되어 있던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들이라곤 앞서 언급한  세 작품과 2곡이 잘린 ' The Dark Side Of The Moon' , 'Wish You Were Here', 편집 앨범인 "Relies' 와  "Works" 정도였지만 '빽판'으로 컬렉션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나는 그렇게 이들의 엄청나고 방대한 음악세계의 주민이 될 수 있었다.  그로부터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역사상 7번째로 많은 음반 판매 기록을 지닌 아티스트지만, 우리나라에서 핑크 플로이드라는 이름은 여전히 마니아의 영역에 자리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단행본(2017년)이 이제야 나오게 되었으니 너무하다 싶기도 하지만 무척이나 기쁘고 반가운 게 사실이다. 

  앨범들에 대한 상세한 소개 역할을 맡아 즐거운 마음으로 새롭게 리뷰를 써내려갔다. 그간 수백 번은 더 들었음직 한, 각각의 앨범들이 새삼 대단하다는 것을, 왜 내가 이 독특한 음악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는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분도 그러리라 믿는다.


 - 2017년 김경진 by Writed




'album' 카테고리의 다른 글

Wish You Were Here 앨범 설명  (0) 2020.05.07
[The Wall] - 앨범 중반 이후의 서사 구조  (0) 2020.04.29
[The Wall] 1979 - Collected 11th Song  (0) 2020.04.28
Pink Floyd - 15th Album  (0) 2020.04.20